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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여행/미국 서부 여행

[미국 서부여행] 자이언 캐년 더 내로우즈 Zion canyon The Narrows

짠~
네, 안녕하세요  짠내부부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라스베이거스를 벗어나 그랜드캐년으로 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랜드캐년 투어를 해볼까도 했지만 기왕 여기까지 온거 투어코스에는 잘 없는 곳들을 가보기로 했어요. 그 첫번째 코스는 자이언 캐년의 더 내로우즈입니다.

역시나 가는길은 메마르고 뜨거운 햇살과 땅이 함께합니다.

도로 양쪽에 바위절벽도 지나다보면 저 멀리에서 사진이나 영화에서 많이 보던 위에가 평평한 돌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런 비슷한 풍경들을 뚫고 2시간 반정도를 달리면 자이언 캐년에 도착하게 됩니다.

저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조금 늦게 출발하게 되는 바람에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에 도착하게 되었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전 10시반쯤 도착하여 트래킹을 하고 나와 늦은 점심을 먹고 브라이스 캐년까지 갔다 페이지에 도착하는 코스였어요.

하지만 이미 해가 중천에 떠있을 때 도착했습니다..입구에 도착하면 국립공원 패스를 보여주거나 차량 당 35불을 내고 입장할 수 있습니다. 이미 점심시간즈음이라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주차장도 입구를 지나면서부터 있는데 거의 꽉 차있었습니다.

비지터 센터 근처 주차장까지 일단 불안불안해 하면서 들어왔는데 몇번 빙글빙글 돌다가 겨우 한 자리 차지했습니다. 7월의 주말이라 그런건지 사람이 엄청 많았어요.

바로 비지터 센터로 향했습니다. 사실 여기를 방문한건 더 내로우즈에 갈 때 필요한 스틱이나 슈즈를 빌릴 수 있다는 글을 봐서였어요.

근데 이 안엔 없고 기념품 샵과 안내데스크만 있어요. 자세히 보니 안쪽으로 들어오기 전 렌탈샵에서 렌탈 해야 하는 것 같더라구요...

장비 렌탈하려고 크럭스 신고 대충 왔는데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다시 나가서 빌려오기엔 너무 늦을 것 같아 일단 자이언 캐년 안에서 움직이는 버스를 타고 더 내로우즈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자이언 캐년은 비지터센터까지 차를 가지고 올라가 그 뒤로는 셔틀을 타고 이동할 수 있어요. 중간지점까지 차를 가지고 올 수 있긴하지만 매우 협소해 거의 대기 힘들다고 보시면 됩니다.

해가 쨍쨍한 주황색 절벽 사이를 지나 거의 마지막 정류장까지 가면 리버사이드 워크 정류장에서 내려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10~15분 정도 걸어가야 더 내로우즈를 만날 수 있어요.

자이언 캐년만의 익스트림 코스가 두 곳이 있는데 한 곳은 앤젤스 랜딩이고 나머지 하나가 이 곳 더 내로우즈에요. 앤젤스 랜딩은 등산화가 있어도 어려운 미끄러운 절벽길을 오르는 코스여서 갈 수가 없었고, 더 내로우즈가 그나마 수영복 챙겨입고 가면 갈 수 있는 코스인데다가 비가 오지 않는 맑은 날씨여야만 갈 수 있는 희소성 있는 곳이어서 이 곳을 선택했어요.

절벽사이로 계곡이 흐르는 길을 땡볕 아래서 걸어갑니다. 뜨겁고 더워서 빨리 물에 발을 담그고 싶어져요.

나무들이 있긴 하지만 그늘을 크게 만들어주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건조한 기후여서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해요.

지나가다보면 귀여운 청설모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람을 크게 무서워하지 않아요. 먹을것을 주지말라는 표지가 있지만 많이 얻어먹었던 기억이 있어서겠죠.

이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입구가 나옵니다. 플래시 플러드를 조심하라는 경고가 있어요. 혹시라도 비가 오기 시작한다면 물이 급격히 불어나 위험할 수 있으니 바로 나와야해요.

입구쪽은 사람이 바글바글하죠. 막 나와서 나가려는 사람들과 이제 막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엉켜있어요.

시작잠은 물이 그리 깊지는 않습니다. 종아리에서 무릎정도였어요. 눈이 녹은 물이여서 꽤 차갑습니다. 그리고 녹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깊이가 좀 있고 유속도 있는편이었어요.

출발할때는 이렇게 절벽사이로 해가들어 물이 차도 춥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물살을 거슬러 가는게 꽤 에너지 소모가 되기도 했구요.

점점 올라가다보면 이제 바닥이 잘 보이지 않아 사람들 지나가는걸 보면서 대략적으로 깊이를 가늠하고 가야합니다. 땅이 있는 곳을 찾아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기도 해요.

그러다보니 옷이 젖는건 필수고 백팩도 조심해야합니다. 저희는 자동차 안에 훔쳐갈까봐 불안해 짐을 둘 수 없어 전자제품을 다 들고 가다보니 조심조심 가게되어 가는게 엄청 더뎠어요. 신발도 불편하기도 했구요.

사진에서 깊이 차이가 보이시나요?얕은 곳은 발목까지, 깊은 곳은 허리까지 오기 때문에 길을 잘 보고 가야 덜 젖을 수 있어요.

절벽 위에서는 아직도 물이 떨어집니다.

이제 1시간 조금 넘게 하이킹을 하다보니 절벽 안의 그늘이 점점 커집니다.

물살도 상류로 갈수록 세져서 건너갈 때 몸이 휘청거립니다. 가방이 없었으면 좀 더 쉽게 막 젖으면서 갔을텐데 그게 좀 아쉬웠어요.

걷다보면 중간에 이렇게 넓게 땅이 있어서 쉬어갈 수 있어요. 싸온 물을 마시거나 간식을 먹으며 체력을 보충합니다. 하지만 오래 앉아 있으면 이제 추워지기 때문에 곧 다시 움직여줘야 했어요.

높은 절벽 사이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경험도 특별했지만 이 절벽을 올려다 보는 경험도 매우 특별했어요.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쯤 걸으면 이제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도 3시가 넘어가니 올라가는 사람보다 내려오는 사람이 많았어요. 아내는 더 올라가기 힘들어 해 남편은 가방을 아내에게 맡기고 혼자 가벼운 마음으로 더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핸드폰도 두고 가고 정말 아무것도 없이 빈 손으로 가는 바람에 남편은 시간도 있고 30분이 넘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이 않은 핸드폰이 터지지 않지만 그래도 괜히 핸드폰도 가져가지 않았다는 게 불안하더라구요.

아까 올라가는 걸 봤던 사람들도 다 내려오는 걸 봤는데 남편만 돌아오지 않아 정말 어디 다친 것은 아닌지 엄청 걱정되었어요. 해맑은 얼굴로 뛰어 내려오는 남편의 얼굴을 보니 아내의 표정은 굳어 있었습니다.

30분을 기다리는 동안 절벽 않은 완전히 그늘이 되어서 이제 꽤 추워지게 되었습니다. 서둘러서 내려가다 보니 깊은데 빠지게 되어서 그동안 조심이 지켜왔던 가방이 젖게 되었어요. 혹시 몰라 바닥에 중요하지 않은 물건을 깔아둔 게 다행이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곳에 도착하니 옆 절벽에 나무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미쳐 스틱을 빌리지 못한 사람들이 나뭇가지를 주워 올라갔다가 다 여기에 두고 가더라구요. 출발할 때는 무거운 나뭇가지만 남아 있었는데 도착해서 보니 굉장히 괜찮은 나무들도 많더라구요.

분명 출발할 때는 이 길을 햇빛이 쨍쨍했는데 이제 나갈 때는 그늘이 되어서 꽤 추웠습니다.

하늘은 아직 파란색이지만 절벽에 색깔을 보면 이제 해가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바위절벽을 뚫은 터널을 통과해서 이제는 페이지로 향합니다. 원래 계획했었던 브라이스 캐년은 어쩔 수 없이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지나가다 만난 스팟에서도 사진을 한 번 찍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이제 이런 절벽 풍경들을 뒤로하고 카나브에서 저녁을 먹고 페이지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미 저녁시간이 다되어가 배도 고프고 가는길은 멀게만 느껴졌어도 더 내로우즈에서의 경험은 잊을 수 없었어요.

카나브는 엄청 작은 마을이라 그 안에 있는 작은 호텔 1층에 마련된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페이지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엄청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음식은 매우 맛있었어요. 저희가 늦게 도착하기도 해 거의 식당이 끝날 무렵 깜깜해진 밤이 되어서야 페이지로 출발합니다.

여름에 이 곳을 방문하신다면 더 내로우즈 한 번 경험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